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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영화

꿈같은 순간과 현실 그 사이 어딘가에서 <스윙키즈>

* 본 감상은 지극히 주관적인 평입니다. 영화를 보고 충분히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본 사람도 있구나 정도로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드디어 스윙키즈가 개봉했다. 스포일러를 안 보려고 노력한 끝에 거제 포로수용소를 배경으로 한 탭댄스 영화라는 정도로 알고 갔다. 빨리 다른 사람들의 평을 보고 싶은 마음에 개봉 전에 볼 수 있는 라이브톡과 츄잉챗 중계관을 예매해서 갔다.

<스윙키즈>는 1951년 한국전쟁, 최대 규모의 거제 포로수용소에서 대외적 이미지를 위해 댄스단을 결성하면서 모인 다섯 명의 이야기에 집중되어 있다.

영화의 정보를 많이 알고 가지 않아서 생각지 못했던 전개에 조금 당황스럽긴 했지만 그 시대를 표현하는 것이 즐겁기만 할 수는 없는 당연한 것이기도 하다. 영화를 두 번 본 입장에서 두 번째 봤을 때가 영화를 이해하고 느끼기에 더 좋았다. 나처럼 영화의 정보를 홍보문구 정도만 보고 간다면 영화가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다.

첫 번째는 영화의 러닝타임이 길다는 것은 느껴졌지만 두 번째에는 영화가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금방 끝난 느낌이었다. 확실히 두 번째 볼 때 감독의 연출과 배우들의 표정이 잘 보였다. 처음에는 북한어 대사가 잘 들리지 않았는데 두 번째는 무리 없이 다 알아들을 수 있었다.

도경수라는 배우를 <백일의 낭군님>으로 알게 되어 <스윙키즈>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강형철 감독의 영화라니 기대되는 것이 당연했다. 이 영화는 도경수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의 연기도 눈여겨 볼만하다. 양판래(박혜수)의 당당한 모습도 눈여겨보면 좋을 것 같다.

탭댄스의 즐거움과 그 시대의 상황이 어우러져 판타지 같은 순간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영화. 영화가 끝나면 우리는 현실로 돌아와 그 여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왜 이념 때문에 싸워야 하는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없었던 시대에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과 이념 사이에서 고민하는 스윙키즈단을 통해 우리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한다.

영화를 좀 더 깊이 있게 들여다보기 위해 오늘 3회차를 찍으러 간다. 처음 봤을 때 내가 영화를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분명 올 겨울 우리를 웃고 울게 할 영화이다. 판타지와 현실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스윙키즈>. 한국영화에서 뻔하게 보이는 전개가 아니라서 신선하고 음악과 탭댄스가 있기에 감동을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