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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사진일기 #11 코막힘

 

nikon fm2

 

서울에 올라와서 1년가까이 코맹맹이 소리로 살았다. 서울에서 처음 나를 알게된 사람들은 나의 목소리가 원래 그런줄 알았고, 예전부터 알았던 사람들은 감기가 걸렸냐고 물어왔다.

서울에 와서 공기가 안좋다고 느껴졌고 그것때문인가 싶었다. 약도 먹어봤지만 그 순간 뿐이었다. 사람들에게 '서울 공기가 안좋은 것 같다. 서울와서 계속 코맹맹이소리가 난다.' 라고 하면 시골에서 온것도 아니고 부산에서 왔으면서 유난떤다고 했다.

1년을 그렇게 보내고 나는 차를 마시면서 나아졌다. 그것은 특별한 차가 아니라 녹차나 감잎차 같은 차잎을 따뜻한 물에 우려 마시는 것이었다. 그 후 코맹맹치 소리는 좋아졌고, 목이 아프거나 코가 막히면 따뜻한 차를 마신다. 그러면 언제 그랬냐는 듯 괜찮아진다.

코맹맹이 소리가 나는 이유를 몰라 고치지 못하고 있었는데 따뜻한 차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나는 괜찮아졌다.

그냥 내가 찍은 사진을 문득 보는데 찍을 때는 몰랐던 '코막힘'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와 이 글을 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