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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물아홉. 2월 13일. 프랑스의 기록.

 

*수첩에 적은 기록을 옮긴 것.

 

2월 13일.

 

1. 다른 언어를 할 줄 알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텐데... 박물관이나 미술관, 공공장소에는 일본어 안내 방송이 나오고 요즘은 중국 관광객이 많다보니 중국어도 많이 볼 수 있다.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으니 정신이 다른 곳으로 팔릴 일은 없어서 좋다.

 

2. 루브르를 가는 지하철에서 내려서부터의 깔끔함과 세련됨. 건물들의 천장높이에서 오는 압도, 웅장함. 지하철에서 길을 헤메는데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려던 흑형을 잠시 오해해서 쏘리~

 

3. 루브르를 갔다. 가자마자 우선 모나리자로 향했다. 그림을 잘 몰라 어떤 점에서 대단한지는 모르지만 다른 그림과는 다르게 경호가 심하다. 다가갈 수 있는 거리의 한계가 모나리자를 더 도도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녀와 나의 거리로 생기는 그녀의 아우라.

 

4. 발만 남은 조각 앞에서 코막고 사진 찍는 사람.

 

 

 

 

5. 오랑주리. 뮤지엄 패스에 날짜를 이상하게 적어놔서 직원이 순간 당황해했다. 생각보다 더 작은 미술관. 작가별로 작품이 전시되어 있지만 피카소 미술관과는 또다른 느낌. 모네의 그림은 사진으로 봤을 때보다는 어두운 느낌. 그림 중에 가장 밝은 수련 그림이 마음에 들었다. 사방을 둘러싼 그림, 해를 받으면 그림의 색이 다르게 다가올까? 날씨가 좋지않아 여러모로 아쉬운 점이 많다.

 

6. 중국사람들은 그렇게 많이 해외 관광을 다니는데 보는 눈이 달라질까? 우리나라 사람들도 이전에 해외여행 열풍으로 많이 다녔는데 많이 느끼고 삶에 작은 변화가 있었을까?

 

7. 루브르는 웅장함에서 오는 압도가 있고, 오랑주리는 작지만 전시된 작품들의 크기와 느낌들이 어울린다.

 

8. 그림을 자세히보면 분명 이야기거리가 많이 있을텐데 처음 접했을 때 크게 느낌이 없는 것은 그냥 대충보고 넘어가게 되는 것 같다.

 

 

 

9. 오르세. 조명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반고흐 전시관을 들어가자마자 반고흐의 그림에서 빛이 났다. 반짝반짝. 터치로 이미지를 정확하게 보여준다. 꼭 세밀하고 사실적인 그림만이 대단한 것은 아닌 것 같다. 미술가는 그림으로 자신이 본것을 전달한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자신이 본 것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것.

반고흐 그림은 터치가 굵은데 시원시원하고 방향이 재밌다. 조명이 주변은 어둡고 그림에만 정확하게 비춰서 그림에 집중하게 한다. 반고흐의 자화상에서도 빛이나고 환하다.

 

 

 

10. 비가 와서 에펠탑 올려다보기가 힘들었다. 사진은 다음에 다시 와서 찍는걸로...

 

11. 비도 피할겸 샤요 궁전 안으로 들어왔다. 이곳은 관광객은 많이 없다. 원래 이곳에 있던 조각인지, 다른 곳에서 가져다 놓은 것인지 모를 조각들이 많이 있다. 비가 많이 와서 개선문을 갈지 고민. 그렇지만 내일도 비온다는데 이왕 젖은 김에 가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하다. 이곳에는 조각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있다.

 

12. 비싼 아를행 TGV 티켓을 결제하고 메르시라는 가게에 가려다 길을 걷다보니 피카소 미술관이었다. 어제 마음에 들었던 그림을 다시 보고 일부 영어 설명을 조금 읽었는데 더 이해가 되었다. 그림을 교환한 화가, 흰색과 빨강을 섞은 분홍색 그림은 다시 보니 마티즈 그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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