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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일기 #7 엘리베이터와 꿈 nikon fm2 연구실 내자리 어제 꿈을 꾸는데 엘리베이터가 추락하는 꿈이었다. 연구실이 있는 건물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데 다른 층에 멈춰야하는데 안멈추고 6층까지 올라간 순간 엘리베이터가 추락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는 건물밖으로 튕겨나와 앙상한 뼈대만 남았고, 함께 타고 있던 사람들은 다치지 않고 무사했다. 나도 머리에 약간의 타박상 정도만 있고 아무 문제없었다. 그러고 깨서 연구실을 왔는데 6층에서 엘리베이터를 내리는 순간.... 어깨에 메고 있던 필름카메라가 살짝 문에 부딪히며 렌즈캡이 엘리베이터 틈사이로 들어가더니 추락했다. 연구실에 와서 계속 꿈이 생각나서 혹시나 엘리베이터가 잘못되는 건 아닌가 걱정했다. 렌즈 캡이야 구형은 구하기 힘들지만 새로 사면 그만이었다. 불안해서 책도 머리에 들.. 더보기
사진일기 #6 자전거 nikon fm2 학교가는 길 일산에 살 때는 자전거를 쉽게 볼수 있었고, 나도 자전거를 사서 타고다녔다. 회사까지 얼마 안걸리지만 자전거를 갖고 싶었다. 그리고 부산 집으로 돌아갈 때는 자전거를 사촌동생에게 주고 왔다. 다시 서울에서 학교를 다니는데 이곳도 평지라서 자전거를 쉽게 볼 수 있다. 가끔 자전거를 사고싶기도 하지만 걷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 이내 포기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있었다. 자전거 소리에 그사람인지 알 수 있었고, 자전거를 보면 그사람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자전거를 보고 설레였던 적도 있었고, 자전거를 보고 자리를 피한 적도 있었다. 그런 때가 있었다. 어릴 때 영국에서 1년 살았을 때 주말에 잔디같은 곳에서 학교 친구들과 함께하는 것이 있었는데(어떤 행사였던 것 같.. 더보기
사진일기 #5 막힘 nikon fm2 이태원 어딘가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고민이 될 때, 지금이 그런 때 인 것 같다. 무엇을 위해 달린 것인지 갑자기 모르겠을 때, 지금이 그런 때 인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내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무엇을 하고싶은지 잘 알고있다. 회피하려고 그랬던걸까. 내가 지금 해야할 것을 알면서도 앞이 막힌 것 같은 답답함. 내가 해야할 수많은 것에 나는 숨이 막혀온다. 잘 할 수 있을까? 잘 해야지. 더보기
사진일기 #4 주변을 돌아보면, 그리고 기다림 nikon fm2 학교 어딘가 주변에 둘러보면 기분이 좋아지는 풍경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바쁘게 살다보니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내가 항상 다니는 학교에도 마음이 좋아지는 곳들이 있다. 평소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것들. 필름 사진을 찍으면서는 그래도 주변을 조금 더 둘러보게 된다. 가끔 카메라를 들고 있지 않을 때 사진찍고 싶은 것이 있으면 아쉽다. 그 순간의 감정과 풍경은 항상 똑같은 것이 아니다. 항상 변하기 때문에 그 순간은 그 순간에만 담을 수 있다. 그 순간 느꼈던 감정을 카메라에 담고 필름을 현상하기까지 기다려야한다. 그 기다림은 설렌다. 디지털 사진은 찍고 바로 확인한뒤 대부분은 메모리카드에서 잠을 잔다. 필름은 기다림 끝에 만난 사진으로 어떻게 찍혔는지 알 수 없었던 사진을 보며 그때.. 더보기
사진일기 #3 한숨 nikon fm2 집 앞 약국 한동안 마음이 힘들어서 한숨과 어둠의 기운을 내뿜고 다녔다. 좋은 사람들의 좋은 말을 들으니 마음이 안정되고 사소한 것에도 웃음이 난다. 오늘은 길을 가다가 여고생들이 하는 대화를 듣고 웃었다. 그것은 한숨에 관한 이야기 였다. 친구가 한숨을 쉬자 "한숨쉬면 좋데, 스트레스 풀리고,"라고 이야기하자 한숨 쉰 친구는 "근데 늙는데"라고 대답했다. 별 것 아닌 것이지만 여고생들이 너무 이뻤다. 그 여고생은 무엇때문에 그리 한숨을 쉬었을까. 나는 여고생같은 한숨보다는 찌든 삶의 한숨을 쉬고 있었다. 소소한 것에서도 즐거울 수 있음을 잊고 살았다. 아픔 뒤에 사소함에도 미소지을 수 있는, 사소함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삶이 있다. 오늘은 마음이 너무 따뜻한 날이다. 더보기
사진일기 #2 편지와 감정 nikon fm2 이태원 길 어딘가의 우체통. * 독자의 편지는 시간적인 특성에 있어서도 악플과 다르다. 손이나 타자기로 공들여 편지를 작성하는 사이에 즉각적인 흥분은 이미 수그러든다. 반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은 즉각적인 감정의 분출을 가능하게한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은 그 시간적 특성만으로도 이미 아날로그적인 커뮤니케이션보다 더 많은 감정을 전달한다. 이런 점에서 디지털 매체는 감정 매체이다. - 한병철, , 118-119쪽 초등학교 때는 친구들과 편지를 많이 주고받았다. 그때도 길게 마음을 담아 썼던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지금처럼 감정소모가 많지는 않았다. 요즘은 휴대전화로 언제든지 전화가 가능하고 문자가 가능하다보니 화나면 그때그때 화남을 알리고 나의 감정을 바로바로 나타낸다. 하지만 지나고 나면.. 더보기
사진일기 #1 흑백사진 nikon fm2 5월 어느 날 보라매 공원 보라매공원에서 흑백필름과 폰으로 찍은 사진. 흑백은 내가 보고 느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바닥의 흑이 마치 눈같기도 하고. 필름카메라로 찍는데 익숙해지면 흑백사진도 잘찍는 날이 오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