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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물아홉 10월 11일 외할아버지



* 할아버지는 2016년 10월 5일 세상을 떠나셨다.
* 10월 5일은 언니생일인 10월 4일 다음날이고 조카 하윤이 생일인 10월 5일과 같다.
* 할아버지는 의식을 잃으시고 중환자실에 15일 계셨다.
* 할아버지는 매년 가족들을 위해 고추와 포도를 키우셨지만 이제 더이상 할아버지가 키운 고추(고춧가루)와 포도는 먹을 수 없다.
*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할아버지가 집앞 마당을 걸어다니시는 꿈을 꾸셨다고한다. 할머니는 마을 사람들이 돌아가기전 대부분 꿈을 꾸신다고 한다.
* 할아버지가 부산에 오셨을 때 엄마가 할아버지를 부산역까지 데려다 드리라고 했다. 나는 귀찮아했었고 엄마는 할아버지 가방을 들어드리라고 했지만 할아버지는 끝내 내게 가방을 주지 않으셨다. 그때 그 가방에는 꿀단지가 들어서 무거웠다고 한다.
* 할아버지는 5000피스짜리 퍼즐맞추는 것을 좋아하셨고 책읽는 것을 좋아하셨다.
* 할아버지는 와인을 좋아하시고 포도주를 잘만드셨다.
* 작년에 우리집에 오셨을때 친구를 찾겠다고 혼자 동래로 가셨다. 엄마는 아무 정보도 없이 어떻게 찾겠냐고 했지만 혼자나가셔서 친구를 찾으셨고 함께 식사를 하셨다. 대부분 돌아가셨다고 했다.
* 할아버지는 노래를 굉장히 잘하셨지만 할머니는 노래를 못한다고한다. 이모와 엄마는 노래를 잘하고 나는 노래를 못한다.
* 할아버지는 과묵한 분이셨고 남말하는 것을 싫어하셨다고 한다.
* 할아버지는 말씀이 없으시지만 가끔 부산에 오시면 엄마한테는 살아오신 이야기를 재밌게 해주셨다고 한다.
* 할아버지는 대답도 잘안하고 말도 없으신데 그걸 엄마가 닮았고 내가 그걸 닮았다고 한다.


이제 할아버지를 더이상 볼 수 없다. 그렇지만 나의 일상은 흘러간다. 일상으로 돌아와 아무렇지 않은 듯 다시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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