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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스물아홉. 2월 20일. 프랑스의 기록.

니스 카니발 퍼레이드

 

*수첩에 적은 것을 옮긴 것.

 

1. 어제 퍼레이드는 무료로 풀려서 돈낸사람 입장에서는 싫을 수 있을 듯 하다. 무료로 들어온 사람이 가득하다보니 퍼레이드가 아니라 그냥 멈춰있는 것이 아쉬웠다.

 

2. 나는 어떤사람일까. (이것을 옮기면서 나는 왜 이런 말을 적었는지 모르겠다.)

 

3. 내일은 긴 기차여행을 해야한다. 앞으로 남은 여행은 샤모니몽블랑이 가장 길고, 나머지는 하루 잠깐 있는다.

 

4. 하는 것 없이 나와 있는데도 기분이 좋다. 서울 생활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여유. 혼자이기에 무엇인가를 해도, 하지않아도 남의 눈치보지않아도 괜찮다. 어제 축제 퍼레이드에서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 한국에서는 누가볼까 몸을 사렸을텐데 신이나서 춤을 추고 놀았다. 다음번에는 이 아름다움을, 즐거움을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 다른 사람 눈치 안보고 내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 신나면 춤도 추고, 쉬고 싶으면 바닷가에 앉아 있고, 술도 내가 먹고 싶은 만큼, 왜 그렇게 남의 시선에 묶여 살았는지...

 

5. 식당에서 음식 실패 뒤에 먹은 것에 대한 기준이 그 직전에 먹은 것을 기준으로 삼는다. 완전히 맛있지 않아도 조금씩 프랑스의 맛을 알아가는 것 같기도하고.

 

6. 혼자 여행을 하다보니 나는 꼼꼼하지 못하다는 것을 알게된다. 어쩌면 많이. 다른 사람과의 약속이 아니면 나는 한없이 게으르다. 민박에서 만났던 여자아이는 나중에 돌아가서 후회할 것이기 때문에 밤마다 나가야 한다고 했다. 나는 어떤가? 후회한들 그 모든 것은 나의 선택이었고 그 선택도 나름 좋았다.

 

7. 프랑스어를 못알아듣기 때문에 좋은 점도 있지만 프랑스나 프랑스어 등을 좀 더 알고 온다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이번 여행을 계기로 프랑스에 흥미를 가지고 지속적으로 알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그리고 다음에 다른 사람과 함께 당황하지 않고 여행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