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

스물아홉. 2월 21일, 22일. 프랑스의 기록.

 

*수첩에 적은 것을 옮긴 것.

 

2월 21일.

1. 가는 곳마다 마을마다 색과 느낌이 다르다. 니스에서 안시까지 반나절을 거쳐왔다. 나는 샤모니에 가기위해 무리해서 왔지만 이왕이면 코스는 다르게 짜는게 더 좋을 것 같다.

 

2. 숙소 방에서 담배냄새가 나는 것 같아 기분이 별로였는데 안시의 호수는 행사중이라 사람이 터져나가고 무엇보다도 냄새가 지독했다. 날파리는 왜이리 많은지. 다른 곳에서는 냄새가 딱히 나는 곳이 없었는데 사람이 많이 모여서 혹은 행사때문에 그런거라고 생각하련다. 하지만 가는 곳마다 자연의 색이 다르고 마을의 색이 다른 건 너무 좋다. 각자의 색을 가진다는 것. 계속해서 생각해볼 문제이다.

 

 

 

2월 22일.

1. 안시 첫인상이 너무 별로였고, 샤모니행 기차와 버스가 없어 어쩔수없이 안시에서 하루를 더 보낸다. 숙소를 비싼데로 잡았는데...

 

2. 다른 곳은 건물이 낡은 느낌도 아니고 그냥 낡았는데 여기는 멋지게, 세월을 보여주는 듯 낡았다. 특히 2월의 파리는 잿빛에 똥물에 색이 없는 곳 같았는데, 니스도 그렇고 안시호수도 물이 맑다. 안시의 건물은 느낌있다. 또 돌 그대로를 보여주는 건물이 기억에 남는다.

 

3. 트립어드바이저에서 1위를 하고 있는 음식점인 햄버거가게는 일요일도, 월요일도 문을 닫아 어쩔수없이 레스토랑으로 갔다. 짭쪼롬하면서 평소에 먹어보지 못한 맛이었다. 먹을만했지만 배가 너무 불렀다.

 

4. 샤모니행 기차만 파업을 하는 것 같아 나는 또 내가 그럼 그렇지라고 생각하려했다. 기차어플을 보고 눈치를 챌 수도 있었지만 어떻게 되겠지, 가서 끊으면 되겠지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어쩔수 없는 것. 처음 겪는 파업이었고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 내가 어찌할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빨리 잊고 감정 상하지 말자. 괜한 감정소모다.

 

5. 안시에서 하루만 있다 떠났더라면 그냥 냄새나는 곳으로만 기억할뻔했다. 다시 안시호수에 가니 냄새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날파리는 여전했다. 건물들에 색을 입혀 지금까지 본 곳 중에는 가장 알록달록 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