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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스물아홉. 2월 15일. 프랑스의 기록. *수첩에 적은 것을 옮긴 것. 1. 비싼 가격의 기차표를 구입해서 아를로 한번에 갓다. 기차의 같은 칸에서 만난 한국사람. 여행중이라는 공통의 관심사로 많은 이야기를 했고 동행하게 되었다. 분명 예약 사이트만 믿고 갔는데 지도에 표시된 곳에 숙소가 없어서 당황했다. 지도의 위치가 틀릴 것이라는 것을 의심하지 않았는데.. 같이 동행하는 사람의 시간을 버리게 하는 것 같아 미안하기도 했지만 결국 잘 찾아서 내 숙소를 나눠쓰고 맛있는 저녁을 얻어먹었다. 2. 아를은 월요일에 쉬는지 가게들의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반고흐 재단과 피카소 그림이 있다는 박물관에는 들어가보지 못했다. 길에는 사람들이 없어 횡했고 한국인 무리도 원형 경기장에서 보고는 보지 못했다. 당황스러운 순간의 연속, 횡한 곳에서 혼자였다면 내가 .. 더보기
스물아홉. 6월 21일. ​ 사진은 지난 토요일 폴바셋 커피클래스. 이제야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한동안은 마음에 여유가 없으니 자꾸 극단적이었다. 나만 불행한 것 같아 남도 불행했으면했다. 오사카를 가서도 밤에 침대에 누우면 생각이 많아지고 잠이 오지않았다. 나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 나는 사랑받을 수 있을까. 등등 수만가지의 생각들로 가득했던 날들이다. 오늘 논문이 얼추 마무리되었다. 승인만 나면 별문제없이 제본하고 끝이날것이다. 이별했을때처럼 마음이 아프긴하지만 지금 이 순간을 견디면 앞으로 더 튼튼해 지겠지. 나를 힘들게하는 사람에게 심술을 부린 시간들. 그사람이 조금이라도 괜찮아보이면 힘들게만들고 싶어 심술부리고. 그렇지만 내맘도 편치는 않았다. 감정을 쏟아내고 후회하고를 반복한 시간이었다. 내가 가장 특이하다고 생각했.. 더보기
스물아홉. 2월 14일. 프랑스의 기록. *수첩에 적은 것을 옮긴 것. 1. 들라크루아 미술관. 찾아가는데 힘들었다. 구조가 특이했다. 미술관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닌 것 같고 다른 용도의 공간을 미술관으로 개조한 듯하다. 전시관에서 나와 다른 전시공간으로 이어진다. 2. 나와서 빵을 사먹었지만 크게 만족하지는 못했다. 3.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 이곳도 집을 개조한 것인지 공간이 특이하다. 그림은 좀 침울하고 무섭기도 하지만 굉장히 독특하고 동양과 불교의 영향을 받은 듯하다. 스케치들을 액자 첩을 넘겨가며 볼 수 있도록 해놓았고 벽면에 그림을 걸어놓은 것이 영화 베스트오퍼의 그림방 느낌만큼은 아니지만 비슷한 느낌이다. 4. 들라크루아와 귀스타브 모로 미술관을 보며 공간에 대해 생각해본다. 기존의 공간을 활용하는 것. 5. 비가 오니 많은 곳을 .. 더보기
스물아홉. 2월 13일. 프랑스의 기록. *수첩에 적은 기록을 옮긴 것. 2월 13일. 1. 다른 언어를 할 줄 알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텐데... 박물관이나 미술관, 공공장소에는 일본어 안내 방송이 나오고 요즘은 중국 관광객이 많다보니 중국어도 많이 볼 수 있다. 언어를 알아들을 수 없으니 정신이 다른 곳으로 팔릴 일은 없어서 좋다. 2. 루브르를 가는 지하철에서 내려서부터의 깔끔함과 세련됨. 건물들의 천장높이에서 오는 압도, 웅장함. 지하철에서 길을 헤메는데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려던 흑형을 잠시 오해해서 쏘리~ 3. 루브르를 갔다. 가자마자 우선 모나리자로 향했다. 그림을 잘 몰라 어떤 점에서 대단한지는 모르지만 다른 그림과는 다르게 경호가 심하다. 다가갈 수 있는 거리의 한계가 모나리자를 더 도도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녀와 나의 거.. 더보기
스물아홉. 6월 5일. ​ 내 속의 답답함을 썼다 지웠다 반복한다. 밉다, 벌받았으면좋겠다, 내가 뭘 잘못했냐, 왜 이렇게 나를 힘들게하냐고 보내고나면 후회할까 속이 조금이라도 시원할까. 을의 연애가 끝나면 을은 갑보다도 힘든 시간을 보낸다. 작년에 다 털어버린줄알았는데 왜 잘 살고있는 나를 건드려서 이리도 힘들게하는지. 스물아홉. 웃으며 보내도 부족한 시간에 이렇게 시간을 허비해야하는가. 내가 단단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앞으로 어떤일이 나에게 닥쳐도 흔들리지않게. 더보기
스물아홉. 6월 1일. ​ 우울함 속에서도 즐거운건 내가 좋아하는 한병철과 박웅현의 신간이 나온 것! 한병철의 피로사회와 투명사회는 20대와 함께 읽고 토론해보고싶은 책이다. 얇지만 만만치 않겠지? 기대된다. 당장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해서 읽지 못하지만 내일 부산으로 가는 기차 안에서 읽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책을 20대부터 읽기시작해서 책읽기보다는 책수집에 더 익숙하지만 한병철과 박웅현의 책은 여러번 읽은 책이다. 책을 읽고 나면 우울했던 기분이 괜찮아지길. 우울한 것을 계속해서 주변사람들에게 털어놓을 수는 없으니 빨리 털고 일어나는 수 밖에. 더보기
스물아홉. 5월 31일. ​ 3시까지 보내줘야하는 것이 있어 학교로 향했다. 논문 영문제목을 확인해야해서 주변에 도움을 청했다. 사람들은 성의껏 나를 도와주었다. 그저 감사하다. 마음이 좋지않아 일찍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을 먹고 혼자 있다 펑펑 울었다. 울고나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 해야할것들이 가득인데... 글을 쓰는 지금은 6월이다. 6월은 5월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더보기
스물아홉. 2월 12일. 프랑스의 기록. ​ *수첩에 적은 기록을 옮긴 것. 2월 12일. 1. 어제는 긴장했지만 무사히 민박에 도착했다. 폰 충전기를 안들고 온 줄 알고 배터리가 1%가 될때까지 썼지만 충전기는 가방 구석에 있었다. 2. 뭔가 불편했는지 '아이고'하며 잠꼬대를 했다고 한다. 3. 숙소에서 나오면 가까운 거리에 퐁피두 센터가 있고 조금만 걸으니 노틀담 성당이 나온다. 성당 안에서 위를 올려다보니 높이에서 오는 웅장함과 곡선의 천장이 압도한다. 4. 생트샤펠은 가격이 올라 10유로. 2016년 전체적으로 가격이 올라 여행책자를 믿을 수 없다. 날이 좋아 햇빛이 들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유리마다 모양과 그림이 다르다. 여기 학생인 것 같은데 단체로 수업을 듣는다. 할머니, 할아버지는 손자에게 설명해준다. 이들에게도 단지 지루한 수.. 더보기
스물아홉. 2월 11일. 프랑스의 기록. *수첩에 적은 기록을 옮긴 것. 2월 11일. 프랑스로 가는 비행기 안. 1. 처음 생각처럼 많이 공부하고 가는 그런 여행은 아니다. 오로지 혼자 모든 것을 해야하는 여행. 잘하고 돌아갈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소매치기를 만나진 않을까 걱정되고... 논문 걱정으로 보낸 시간. 여행에서는 앞으로의 나에 대해 고민하고 많이 보기보다는 자세히 보고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이었으면. 항상 조심하는 것을 잊지말고 정신 똑바로 차려서 일어나지 않아도 될 일은 만들지 말자. 깨져보고 부딪혀 보자. 2. 외국여행을 안다녀본 것은 아니지만 혼자 모든 것을 하는 여행은 처음이다. 여행에서 외롭고 힘들수도 있겠지만 나에 대해 고민해보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생각하자. 3. 29살, 후회없는 시간으로 만들자. 뭐 대단.. 더보기
스물아홉. 5월 30일. ​ 마음이 너무 아프다. 작년과는 조금 다른 의미로. 내가 그리도 만만했던걸까. 나는 뭐였을까. 1년만에 다시 그사람은 나에게 상처를 준다. 이제는 정말 끝이다. 더보기